건설ㆍ제강사 ‘벼랑끝 전술’…공멸 부른다
건설ㆍ제강사 ‘벼랑끝 전술’…공멸 부른다
  • 김하수 기자
  • 승인 2011.09.21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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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뀌듯 해마다 찾아오는 것이 있다. 바로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제강사의 철근 공급 중단사태다.

현대제철 등 국내 제강사들은 지난 17일 이후 국내 주요 건설사를 상대로 철근 공급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번 사태는 현대제철이 지난 7월 26일 철근 가격을 고장력 10㎜ 기준 톤당 80만원에서 85만원으로 인상한다고 건설업계에 통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철스크랩 국제 시세와 환율 상승, 산업용 전기료 인상 등의 이유로 최근까지 10만원 가량 깎아줬던 철근 가격의 할인 폭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제강업계의 입장이다.

반면, 건설업계는 매년 7ㆍ8월은 건설업계 연중 최고 비수기에다 특히 올해는 장마기간이 길어져 철근 수요가 더 줄었는데 반해, 자사의 원가부담 상승을 이유로 제강사들이 일방적으로 철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분노하고 있다. 이에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7월 말 이후 철근 공급분에 대해 세금계산서 수취를 거부하고 있다.

제강업계와 건설업계의 철근가격을 둘러싼 가격 분쟁은 매년 지속돼 왔다. 이때마다 건설업계는 ‘세금계산서 수취거부’로, 제강업계는 ‘철근공급 중단’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양 업계의 이같은 ‘벼랑끝 전술’은 결국 제강사, 건설사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양 업계의 줄다리기가 지속될수록 결국에는 자율적 시장경제원칙을 벗어나 정부의 시장개입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철근공급 중단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계의 위기상황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어 정부가 직접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양 업계가 상생하지 않는 한 ‘철근 대란’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제강사는 수요가 줄고 있는 현 건설시장을 감안할 때 고정비 증가 등을 이유로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일방적인 가격인상을 철회하고, 또 건설사는 향후 시장 여건을 고려해 제강사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가격 절충안을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 김하수 기자 hskim@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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