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만규 동아지질 상무 / 사업3부
박만규 동아지질 상무 / 사업3부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1.09.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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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M 시공 최고 전문가, “우연히 방문한 쉴드 현장에 반했다"
- 국내외 동아지질 굴착공사 현장에서 많은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경력을 소개해 달라.
졸업 후 부산시 토목직 공무원으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에 우연한 기회로 동아지질 첫 쉴드(Shield) 현장인 부산 남부하수처리장 차집관로 현장에 갔다가 쉴드TBM 공법을 처음 접했다.
그때의 생소하지만 신기하고 경이로운 느낌 때문에 그해 초겨울 동아지질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2008년 8월부터 현재까지 기계식 터널을 담당하는 사업3부 부서장 명을 받고 근무 중이다.
그간 거쳐 온 현장 중 개인적으로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현장은 북수원 통신구와 인천국제공항철도 현장이다.
IMF 직후인 1998년에 북수원 통신구 현장에 처음으로 현장 소장으로 발령 받았다. 택지지구에 통신구를 설치하는 공사였다.
수직구 공사를 위한 H-Beam 자재를 잔뜩 쌓아놨는데 다음날 아침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적재 장소를 못 찾아 직원들과 눈밭을 헤집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끔 혼자 웃곤 한다.
2006년에 시작한 인천국제공항철도 공사는 당시 국내 최대 단면 7.93m 쉴드터널 현장으로, 지층 조건은 경암층부터 풍화암까지 복합지층이었고 지하철 5호선 하부를 통과하는 터널이었다. 시작 당시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공기 내에 순조롭게 마쳤다.

- 동아지질은 20년 동안 국내 쉴드 공사의 49%를 수행해왔는데, 국내 지하개발 현황은?
과거 지하터널의 목적물이 소형 단면인 전기ㆍ통신ㆍ상하수도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도로ㆍ철도ㆍ지하철ㆍ저류시설 등 대단면으로 영역이 확대ㆍ증대되는 추세다.
현재 동아지질에서 시공 중인 현장은 전력구 현장 6개(창동ㆍ신성남ㆍ일산ㆍ강남ㆍ영도ㆍ매곡), 지하철 3개(920공구, 싱가포르 913, 915), 기타 3개 및 국내 지하철 1개 공구, 하수관로(중동) 1공구가 계약 협의 중이다.
그 외 GTX 공사도 지분 참여로 공사 참여 기회를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쉴드, 세미쉴드, 복합 세미쉴드 공법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쉴드공법은 굴진 후 세그먼트를 조립하고 조립된 세그먼트를 반력으로 굴진ㆍ조립을 반복해서 터널을 구축하는 공정으로 터널거리 및 곡선의 제한이 거의 없는 공법이나, 터널내부에서 굴착토 운반, 세그먼트 운반 및 조립이 이루어지므로 소형단면(통상 3m 기준으로 소형, 중대형으로 구분)에서는 효율이 저감되는 단점이 있다.
세미쉴드(Micro Shield) 공법은 추진관 전체를 후방에서 재킹하는 방식으로 소형단면에 적합하나, 마찰력 증대로 인한 장거리 굴진과 곡선시공에는 취약점이 있다.
복합 세미쉴드는 그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단면 기준으로 2~3m, 굴진거리로는 1km 전후 터널 공사시 쉴드 및 세미쉴드의 장점을 혼용해서 경제적이면서 작업효율을 증진 시킬 수 있는 공법이다.
초반기 굴진은 세미쉴드 방식으로 하고 일정거리(통상 500m정도)를 넘어서거나 곡선시공이 필요한 후반기 굴진은 실드방식으로 굴진하는 공법이다.

- TBM 장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국산 장비화를 위한 현실적 여건은?
국산 TBM은 아직 시작을 위한 준비 단계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TBM 장비는 가까운 일본의 예를 보아도 미쓰비시, 가와사키, 히타치, IHI 등 일본 굴지의 중공업 회사에서만 생산하고 있는 실정으로 그 만큼 투자비용이 커서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TBM 장비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대되는 추세고, 정부에서도 연구과제로 선정해 부분적이나마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국내 장비사의 탄생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동아지질도 그 동안 장비의 정비, 유지관리 등의 경험을 살려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부품을 수입해 TBM 장비를 조립하는 초기 단계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생산이 가능한 업체와 동아지질의 운영 기술이 합쳐진다면 충분히 국산화도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 국내 터널 공사의 단면 표준화 현황은? 싱가포르는 지하철 터널 단면 구경 표준화가 이루어졌다고 들었다.
단면 표준화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통상 TBM 장비의 수명을 말할 때 굴진거리 10km 전후, 운전시간 10,000시간 이라고 하는데, 국내 지하철 공사의 경우 평균 2km 전후, 길어도 4km를 초과하는 경우가 없다.
즉,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한데 요구 단면이 조금씩 차이가 나서 재활용에 많은 제약이 있다.
물론 지층 상태에 따른 세그먼트 두께, 곡선 시공에 따른 여굴 계산 등 설계측면에서 어려움은 있지만 싱가포르의 경우 십여 년 전에 시작한 DTL-1에서부터 현재 발주중인 DTL-3까지 한 가지 단면으로 시공하는 것을 볼 때 단면 표준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단면 표준화가 이루어진다면 장비의 재활용은 물론 세그먼트 몰드의 재활용도 가능해 공사비 측면에서 절감효과도 크고 생산성도 증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 지난 여름 물 폭탄으로 저수터널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는데, 기후변화에 대비한 지하개발 전망은?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기후 변화가 극심해 예상치를 초과하는 폭우 등으로 재난 상황이 자주 발생하면서 지하공간을 활용한 저류시설에 대한 검토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광화문 일원의 침수사고 이후 국내 최초로 광화문 빗물 저류시설공사가 현재 계획 중이며 내년 초에는 착공이 가능 하리라 본다.
짧은 시간에 많은 강우량을 수용키 위해 기존 하수도망의 증설은 소요되는 시간, 경비 측면에서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그보단 유사시를 대비한 저류시설의 효율 및 경제성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다른 측면으로는 물 부족 국가의 입장에서 저류 시설을 활용한 중수도 개념의 재활용 방안도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다.
향후 지하공간을 활용한 저류시설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하게 검토될 수 있다고 본다.

- 지하공간개발의 발전을 위해 정부와 업계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지하공간개발은 환경적 측면도 충분히 고려해야겠지만 필연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생각된다.
과밀화된 지역에서 교통시설, 전기, 통신 등 기반시설이 점차 지하화 될 수밖에 없으며, 이미 상당부분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지하터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서 지하 터널용 장비에 대한 개발은 아직 전무한 실정이다.
물론 건설기술연구원 같은 정부기관에서 TBM 장비개발의 첫 단계 과제로 ‘Cutter Head의 제작과 장비 재활용 방안 강구’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국내 수요 및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장비의 수출까지 고려한다면 좀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오주은 기자 yo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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