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리모델링 지명현상설계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리모델링 지명현상설계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1.08.29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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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 '와이즈아키텍처' 장영철ㆍ전숙희 씨 당선
일본군 위안부의 명예와 인권을 위한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리모델링 지명현상설계 공모에서 올해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인 부부 건축가 장영철ㆍ전숙희 씨가 당선됐다.

20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온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는 2004년 박물관 건립위원회를 발족하고 서울시로부터 기증받은 서대문 독립공원 내 매점 터에 박물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

2006년 여성건축가협회에서 기부한 설계안으로 관련심의 및 허가를 마쳤지만 일부 독립유공단체가 ‘위안부는 독립공원 성격과 맞지 않는다.’며 반대해 지금까지 공사가 지연됐다.

이에 정대협은 독립공원 부지를 보류하고 새 부지를 물색해 지난 7월 마포구 성미산에 위치한 대지 350㎡ 규모의 단독주택을 매입함으로써 프로젝트를 재개하기에 이르렀다.

공동체로 이름난 성미산에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으로 프로젝트 방향이 선회하자, 서대문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여성 건축가들은 정대협에 새로운 제안을 했다.

수의계약 대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신인 건축가들의 경쟁공모를 통해 우수한 안을 선정하자는 것.

이에 뜻을 함께한 새건축사협의회(새건협)는 올해와 지난해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를 대상으로 공모안을 배포하고, 이정훈(조호건축), 전병욱ㆍ강진구(JNK건축), 김창균(유타건축), 장영철ㆍ전숙희(와이즈아키텍처) 씨 등 4팀을 1차 선정했다.

이어 8월1일 현장설명회, 12일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당선자를 선정한 후, 지난 25일 시상식과 집담회를 개최했다.

심사는 선유도공원과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등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조성룡(성균관대학교 석좌교수) 씨가 위원장을 맡고, 김준성(건국대 건축전문대학원), 한만원(HNS건축), 임재용(OCA건축), 선탁(일본건축가), 김희옥(에이텍건축), 이명주(명지대 건축학과) 씨 등 7인의 건축가가 참여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위안부 문제가 아직 미해결인만큼 이 박물관은 지나간 일을 기념하는 정적인 장소가 아닌 운동과 연대가 생동하는 박물관’이라고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건립의 이념을 정의했다.

본 설계공모 방식은 그 취지에 부합했다. 기 수상자들의 재경합을 통해 기회동기를 부여하고, 저명한 중견 건축가들의 심사를 통해 공모의 수준과 관심도를 높였다.

또한 일회성 심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자문을 통해 심사에 책임을 지고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발주자와 당선자뿐 아니라 당선되지 않은 응모자까지 참여한 논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교류하기로 하고, 지난 25일 시상식 후 첫 집담회를 가진 것이다.

정대협 박물관 프로젝트의 의의는 전문가의 재능기부와 재능발굴을 동시에 실현한 점, 젊은 건축가상 제도를 신인 육성으로 연결시킨 점, 사회 이슈를 프로젝트화해 건축계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2004년부터 시작된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건립기금은 현재 모금 중이며, 정대협 홈페이지(http://www.womenandwar.net)를 통해 1만인 건립위원에 참여할 수 있다.

이오주은 기자 yo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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