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해외건설도 민자사업이다”
“이제는 해외건설도 민자사업이다”
  • 양기방 편집국장
  • 승인 2011.02.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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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00억달러를 수주하며 고공행진 중인 해외건설을 놓고 ‘화무십일홍 만월휴(花無十日紅 滿月虧)’ 즉 붉은 꽃은 열흘 이상 붉지 못하고, 달도 차면 기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창 잘나가는 해외건설을 으레 짐작으로 하향세라고 말하는게 조심스럽지만, 위험요소를 감지하고 대안을 찾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2003년 5%에 불과했던 해외수주 비중은 올해에는 30%에 육박하고 있고, 추세가 계속된다면 절반 이상의 비중도 가능하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기록적인 해외수주를 달성한 상위 31개사는 올해 목표를 평균 50% 높여 잡았다. 이 가운데 100%이상 목표설정을 한곳도 12곳에 달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꾸준한 해외수주가 계속되고 있어 목표달성에 파란불이 켜진 상태다.

대형건설사의 이 같은 자신감은 유가상승에 따른 수주물량 확대와 1970년부터 닦아온 해외건설 경험 그리고 고도화된 건설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동지역 플랜트공사로 집중됐던 수주패턴이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고속철, 초고층빌딩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몇 가지 불안요인을 가지고 있는데, 주요 요인으로 중국 등 신흥세력의 약진이다. 우리 건설사가 해외건설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선진국에 근접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공사비를 제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직까지는 우리의 경쟁력이 정점을 찍고 있다.

그러나 중국 등 신흥세력의 등장으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비교적 낮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건설공사에서 저가경쟁을 유도하며 우리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

이 때문인지 주요 대형건설사들은 현재 주력인 EPC(설계구매시공)를 대체할 만한 사업개발에 골머리를 쓰고 있다. 대안으로 EPC사업의 비중을 줄이며 투자개발형 사업을 발굴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지금도 각사의 투자개발실과 해외사업부서에는 수십건의 민자ㆍPF사업 제안서가 쌓여있고, 엔지니어링사와 건축사 또한 경쟁력 있는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동서분주하고 있다.

유럽 및 미국의 선진건설그룹이 주도하고 있는 투자개발사업은 그러나 국가리스크 및 수요리스크로 인한 재무적투자자 미참여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는 지지부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건설사는 15년전부터 민간투자사업을 실시해 BTL, BTO, PF 등을 추진한바 있고, 국민의 원성을 살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노하우를 해외사업에 접목시킨다면 현 EPC주도의 수주패턴을 대체할만한 재료로 충분하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위침(磨斧爲針)의 정신으로 해외민자사업에 도전한다면 해외건설은 항상 보름달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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