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변경 ‘도깨비 방망이?’
설계변경 ‘도깨비 방망이?’
  • 김덕수 차장
  • 승인 2010.10.2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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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가 당초 설계와 달리 요구하는 고품질의 시공물을 위해서는 설계변경이 불가피하다 ↔ 매년 설계가 변경되고 공사비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설계변경이 공사비를 늘려 건설사들 잇속 채워주는 도깨비 방망이라도 되는 것인가’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장에서 여러 국회의원들은 건설공사를 추진하면서 설계를 자주 변경하여 사업비를 증액시키는 관행이 여전히 되풀이 되고 있다면서 예산낭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LH공사 국감에서 김재윤 국회의원에 따르면 설계변경으로 공사비 증액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건설사는 경남기업으로 1천920억원이 증액됐으며, 금호산업과 한신공영은 각각 1천792억원과 1천509억원이 늘어나 뒤를 잇고 있다.

변경횟수 기준으로는 한신공영이 101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계룡건설산업 82회, 진흥기업 76회다.

심지어 설계변경으로 인해 공사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단일공사는 쌍용건설이 시공한 파주운정1단계 택지개발사업으로 최초 공사비 532억원과 거의 맞먹는 511억원이 설계변경으로 늘어난 사례도 있다.

박순자 의원은 LH공사는 최근 5년간 100억원 이상 933개 건설공사 사업을 수행하며 총 4천368회에 이르는 설계변경을 실시하여, 당초 계약금액 37조3천703억원에 비해 4조 7천829억원 증가한 42조원의 공사비를 증액했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 국감에서는 조원진 의원은 최근 3년간 96개 공구에서 설계변경으로 7천억원이 증액됐으며, 3번 이상 설계변경한 사업장도 51곳, 10곳은 무려 5번이나 설계변경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국회의원들이 지적하는 설계변경 사례가 왜 그렇게 많을까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
무턱대고 건설업계를 싸잡아 비난만 할 게 아니다.

설계변경은 공사의 시공도중 예상하지 못한 사태의 발생, 공사물량의 증감, 계획의 변경 등으로 인하여 당초의 설계내용을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설계변경은 원칙적으로 설계서의 오류 등 발주처의 부실 설계에 기인한다.

설계변경은 현 상태에서 가장 적합한 시공을 함으로써 고품질의 시공물을 얻게 된다.

그렇다면 왜 설계변경이 잦은 원인은 무엇인가.

지난 ’08년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정희수 의원은 발주처가 설계전 현장에 대한 세심한 조사와 제반검토가 수반되었다면 설계변경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공사계획시 발주자의 사전조사와 면밀한 설계검토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즉, 충분한 설계기간 및 설계예산의 확보가 부족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설계가 외국처럼 충분한 시간을 갖고 면밀히 검토되지 않고 ‘빨리빨리’ 조급증의 결과가 곧 부실설계로 이어졌다는 방증이다.

김덕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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