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국감 시스템 도입해야
상시국감 시스템 도입해야
  • 양기방 편집국장
  • 승인 2010.10.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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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을 데자뷰라고 한다. 필자가 20년 이상 신문에 몸담아 오면서 매년 국정감사를 지켜보며 느끼는 감정이 바로 데자뷰다.

매년 국토위원들은 바뀌고 있지만 피감기관에 대한 질의는 큰 변동이 없다. ▷민자도로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다 ▷불법하도급으로 인해 중소업체가 힘들다 ▷설계변경으로 인해 국고가 낭비되고 있다 ▷지역건설사의 공동도급 지분률이 너무적다 등 매년 똑같은 질문이다.

질문자체도 뚜렷한 논점과 전문적이지 못해 지적을 당하는 피감기관 입장에서는 국감당시만 모면하면 된다는 생각에 ‘시정하겠다’, ‘알아보겠다’만을 연발할 뿐이다. 이 때문인지 주요 현안에 대해 피감기관은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매년 그 자리를 맴돌 뿐이다.

올해 국정감사도 마찬가지다. 현재 공사중인 4대강사업 위주로 여야간 힘겨루기만을 할 뿐 피감기관이 긴장할만한 질의를 던지는 의원은 찾아 볼 수 없다. 여당의원은 현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피감기관을 감싸고, 야당의원은 탄탄하지 못한 논거로 핵심사안에 접근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이 국민세금을 집행하는 정부가 이를 공정하게 사용했는지를 묻는 자리다. 국회의원의 업무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정쟁과 불성실 감사로 인해 국정감사 자체가 ‘국민세금 낭비’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산업은 건설, 설계, 자재 등 국민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산업이다. 때문에 꾸준한 관심과 더불어 치밀한 조사를 한다면 세금낭비를 줄이고 선순환적인 건설산업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늘 지적되는 보도블록 교체로 인한 세금낭비가 ‘1’이라면 국민들이 쉽게 알수 없는 건설산업 전체의 세금누수는 100 이상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렇듯 중차대한 국정감사를 효율화하기 위해서는 ‘상시국감’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원당 10여분 한정된 질의시간으로는 호통만 치다 끝나고 있어 제대로된 국감은 요원하다. 피감기관도 연례행사인 국정감사기간만 넘긴다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있다.

국회의원이 문제가 있는 피감기관에 대해 항시 자료를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증인을 출두시키는 형태의 상시국감을 실시해야 제대로된 감시가 가능할 것이다. 국회의원 또한 매년 감사실적을 국민앞에 공표하고 우수한 감사실적을 보인 의원은 상을, 실적이 없는 의원은 경고를 줘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의원과 그 보좌진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으로 ‘촌철살인 국정감사’를 만들어가기 위해 절치부심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양기방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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