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 너마저 저가덤핑이라니…”
“턴키 너마저 저가덤핑이라니…”
  • 승인 2010.09.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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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공사의 입찰시장이 어수선하다. 올해도 이제 마지막 4/4분기만을 남겨놓고 있지만 건설업체들의 수주목표는 아직 절반도 달성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봇물터지듯 쏟아진 정부공사 땜에 올해는 물량이 줄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저조하리라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업체에 따라선 30%대 목표달성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러다보니 정부공사에 대한 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최저가 입찰공사에는 낙찰률이 더욱 곤두박칠쳐 수익은 애초부터 내팽겨쳐 진지 오래다.

그러나 지금까지 메이저 건설사들의 리그인 턴키시장은 이런 저가덤핑투찰의 모습과 거리가 있어왔던게 사실이다. 기술경쟁으로 승자를 가리는 대신 공사비는 보장받아 왔던게 지금까지의 관례였다.

하지만 이제는 무풍지대로 알려진 턴키시장도 저가투찰의 회오리가 몰아칠 상황이다.
최근들어 턴키시장의 두 강자인 H사·S사가 과감한 가격경쟁에 나선 것이다. 수주를 위해선 그동안 불문율처럼 지켜온 가격보장을 포기하고 저가투찰도 불사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서울시하철 9호선 3단계 923공구와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연장(다대구간) 6공구 등 턴키입찰에서 대형업체들이 최저가 입찰에서나 볼 수 있는 60%대 투찰을 강행한 것이다.

메이저사마저 이렇게 저가행진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앞으로는 두 메이저사의 행보로 보아 턴키입찰은 가격경쟁을 벌여 설계점수를 뒤집고 낙찰되는 사례가 잇따를 것이다.

턴키마저 저가낙찰과 무한경쟁의 서바이벌 게임이 된다니 건설산업이 앞으로 걱정된다.
그동안 특별한 시장인 턴키공사에서 대형사 마저 가격경쟁에 뛰어든것은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금년에 턱없이 부족한 공공발주 물량의 대폭 감소로 수주목표에 비상이 걸리자 나타난 다급함에서 비롯됐다.

또다른 이유는 그동안 메이저사들이 턴키·대안입찰 시장을 전사적 네트워크로 관리해 왔지만 턴키물량 감소로 막대한 인적·물적 관리비용을 들여 온것을 포기하고 입찰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복안이다.

관리비용과 위험부담을 뺀 대신 가격싸움에 나선것이다. 어차피 대형사들은 전체 수주량에서 턴키물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그리 크지않기 때문에 내린 고육책이라 볼 수 있다.

한편으론 이해가 가지만 그 파장이 몰고올 부작용이 심히 걱정된다. 최저가 공사의 경우 저가심의 장치라도 있지만 턴키공사가 지나친 가격싸움으로 번져 낙찰률 하락이 끝이 없다면 업계는 공멸할 것이다. 더욱이 턴키입찰은 설계변경도 안되기에 저가투찰의 부담은 끝까지 업체의 부담이다.

앞으로 턴키에도 덤핑방지를 위해 총액감점제라도 도입해야 할 판이다.
순간의 위기모면보다 긴 안목으로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양기방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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