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경산업과 조경전문가의 역할 심포지엄
한국조경산업과 조경전문가의 역할 심포지엄
  • 승인 2010.06.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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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설계분야 세계적 수준까지 올라왔다"
녹색성장의 주역으로 떠 오르고 있는 조경산업이 전반적으로는 상당 부분 우위를 점유 하고 있으나 설계부문은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온 반면 시공부문은 아직까지도 섬세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생태복원, 저탄소 녹색성장에 따른 물량 증대에도 불구하고 조경의 비중이 다소 미흡한 실정을 지적하고 조경역할 강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조경기본법을 비롯한 조경직 공무원 확대 등 관련제도 및 정책 강화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강조됐다.
한국조경사회는 지난 16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오후 2시부터 한국조경산업과 조경전문가의 역할이라는 주제하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조경엔지니어링 분야를 중심으로 조경전문가의 역할((주)한국종합기술 권오준 부사장·사진)=조경엔지니어링산업은 70~80년까지만 해도 업역의 확보나 기술력, 기술인력 모두가 열악했으며, 사회인식 자체도 부족한 상태였다.
조경설계업인 엔지니어링산업은 지난 10년간의 수주규모면에서 ’98/ ’08대비 11배 이상 신장했으며 조경산업 전반적인 규모(2만5천658억원/ ’08년)에 비해 7.4%수준(1천888억원/ ’08년)에 불과하지만 건설업 전반적인 규모(135조4천680억원/ ’08년)에서 건설엔지니어링 수주금액(4조6천255억원/ ’08년)의 3.4%에 비한다면 조경 산업에서 조경엔지니어링 부문이 차지하는 규모가 배 이상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공원, 국립공원, 테마공원, 레저·관광지, 기타 국토녹화 및 경관계획 등의 수립에 수많은 기술자들이 종사함으로써 조경분야의 사회적 인식과 기술적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건설엔지니어링분야(20개) 사업 전체 수주금액 4조 6천억원(2009년)에 비교해 조경엔지니어링사업 수주금액이 총 1천888억원으로서 전체 금액에 조경분야가 4.1%에 불과한데, 기술자 수는 7.7%에 달하므로 조경계획 및 설계가 타 분야의 기술용역보다 단위 프로젝트별 소요 인력 품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조경설계품셈이 낮아서 기술용역대가가 타 분야에 비해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조경설계가 복잡하고 어려워서 단위 프로젝트별 소요인력이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경기술용역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개방가속화에 따른 해외시장 진출이 필요하며 기술혁신을 통한 기술수준 향상으로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질적인 도약이 필요하다.
또한 조경기술자들이 관련분야, 즉 도시계획, 건축, 토목, 환경 등의 기술에도 관심을 가지고 능력을 배양해야한다. 아울러 산·학 협동교육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조경공사는 공사비가 적은데 비해, 그 설계는 섬세하고 자질구레한 세부설계가 많아 도면시트 작성과 내역산출의 품이 많이 든다. 이것이 현실화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공사비요율로 되어있는 조경설계비 요율을 건축과 같이‘실비정액가산 방법’으로 해야 한다. 제도적 측면에서 조경에 관한 법령의 제정 ‘조경기본법’과 업역의 확보가 시급하다. 근래 조경설계의 현상공모에 따라 전개되는 화려한 수사로 겉치레된 오버디자인 하는 것과 발주처의 무분별한 에프터/프리서비스 등의 요구 같은 것도 속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조경엔지니어링산업은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환경과 공간을 창조하는 기술분야로써 앞으로의 사회발전 추이에 따른 수요창출이 확대되고 발전 잠재력이 무궁할 것으로 판단되어 우리 조경기술자들의 노력이 더욱더 요구되고 있다 하겠다.
특히 앞으로 새로운 시장개방정책인 국가 간 FTA가 선진국·개발도상국 할 것 없이 많은 나라들 간에 이루어진다면 조경 산업시스템에 대한 기술과 제도의 선진화도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전 대응책이 미리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도시계획분야에서 본 한국조경의 과제와 미래 한국도시설계학회 양윤재(사진)회장=도시는 건축, 조경, 교통, 환경, 토목 등 다양한 분야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조경은 지난 수세기 동안 그야말로 푸른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은 시설과 기능간의 완충제로서 또는 도시의 허파라는 이름으로 녹색 공간을 만드는 일에 몰두해 왔다. 조경의 역할은 도시 공간 속에 오픈 스페이스를 만드는 것으로 바뀌어졌다.
조경은 공원녹지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그 마저도 토목엔지니어링에서 담당하도록 제도가 만들어져 명실상부한 조경의 역할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을 거듭하면서 늘어나는 여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대규모 관광지 개발이나 유원지 설계, 공원의 조성과 관리라는 조경영역의 업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도시공간에서는 공원과 녹지의 확충, 어린이 놀이시설 등이 택지개발과 함께 대거 조경 수요를 흡수하기도 했다.
조경은 도시 속에서 제자리를 찾고 지금까지 소극적이고 소외감을 가져 왔던 입장에서 벗어나 도시의 가로환경, 도시경관, 도시하천과 녹지, 역사경관과 환경문제 등 다양한 분야로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다.
건축과 조경, 도시계획과 도시설계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금은 학문분야는 물론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협동과 통섭, 협업과 복합에 의한 변종과 착종들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의 동서양 의학으로 갈라져 도저히 공존하지 못할 것이라던 의학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공학과 인문학이 경영학과 예술분야가 통섭해 새로운 학문을 만들어내고 있다.
진정한 학문의 발전과 전문인의 교육과 전문가의 양성은 이처럼 관련 분야가 서로 단절된 상황에서 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모두가 공존, 공생하고 상생을 위해서는 각 분야의 자성과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조경업의 경우 조경관련 공사의 규모나 종류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나고 해마다 조경사업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조경사업은 대부분이 공공사업의 성격을 많이 띄며 공공에 의해 발주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조경은 공공을 위한 도시환경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특별한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4대강 사업이나 새만금 사업 등 대규모 국책 사업들이 시행되고 있어 조경분야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 만큼 조경의 책임 또한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국가의 정책사업은 정치적인 환경에 따라 전문가들의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때로는 사업 자체의 중요성이 왜곡되기도 한다.
도시에 만들어지는 공원이나 공공시설들은 불특정 도시민들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이기 때문에 개인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 지는 사적 공간이나 시설과는 달리 계획과 설계를 하는 전문가나 담당공무원의 생각에 따라 결정되는 수가 많다. 따라서 조경분야는 다른 전문분야와 달리 항상 공공이라는 이용주체에 대해 세밀한 관찰과 분석이 요구되며 전문가로서의 공공을 위한 마음가짐과 존경속에서 좋은 결실을 맺어질 수 있다.
조경은 식재 공사나 조경구조물 공사에 매달려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첨단과학과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조경 분야를 도시속에 펼칠 수 있는 연구개발에 조경인들의 관심이 모아질 때다. 녹색도시나 스마트 시티, U-City같은 것들이 건축이나 도시계획의 전유물이 아니다. 도시는 모든 분야가 한데 모여 만들고 가꾸어 가는 공동의 삶터이다. 이제 모든 조경인들은 도시라는 공동의 장에서 건축과 도시와 함께 아름다운 도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해 본다.


종합토론
■좌 장
씨토포스 김윤제 대표
■토론자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양병이 이사장
서울시 공원조성과 최윤종 과장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이대성 위원장
한국건설신문 양기방 편집국장

▲양병이=조경분야도 공공성을 띈 사회 공헌활동으로 인해 이미지 제고 위상을 높일 필요가 있다.
다수 조경관련 업체들이 사회봉사 활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부분은 약하다. 조경관련 업체 및 단체들은 사회공헌활동은 얼마나 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현대 사회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조경분야는 그에 비해 발 빠르게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인 현실이다.
과거의 조경업무에 집착하면 사회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 걷기문화 활성화에 따른 탐방로 조성이 이슈다. 그러나 조경분야에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또한 시민의 입장에서 조경이 필요하고 절실하다는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

▲이대성=인간과 문화에 관한 깊은 관심, 즉 인문학이 강조되는 시대이다. 조경하는 사람들이 자연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공부, 인문학적, 변화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한 때 4대강 사업 이전 대운하가 거론시 됐을 때 조경분야에서는 관심이 적었다. 조경가가 분명한 의견을 내야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많이 다뤄보지도 못하고 참여가 적었다.
조경분야도 민주주의 도입과 더불어 사회인프라 속에서 공원등이 조성된 것처럼 모두가 함께 참여해야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토목, 건축 , 도시계획 등은 관련 법이 있는가 반면 조경은 수십년 역사를 같이 해 오면서도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조경기본법 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윤종=조경은 그 동안 많은 질적 성장을 해 왔다. 설계 부문은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실적 성장을 거듭한 반면 시공 부문은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
특히나 관리적인 부분은 소홀하다. 일선에선 관리인력이 교육을 받지않고, 현장에 투입된다. 조경관리 교육이 필요하다. 기간제근로자에서 조경관리 이수자를 우선 채용하는 방식의 도입도 생각할 수 있다. 체계적인 조경관리 교육을 조경사회에서 시행해 줄 것을 제안한다.
인재양성 교육 프로그램은 조경학과 응용사회학의 접목이 필요하다. 지역의 성향, 이용, 주민들의 특성 등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지역적 여건 등까지 고려한 효율성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양기방=건설분야 속 조경의 역할을 제고시키고 내부적 발전을 넘어 조경산업이 확대 되기 위해서는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경업계의 역량을 대외적으로 활성화 시켜야 한다.
조경관련 협회 및 단체가 너무나 많다. 하나로 통폐합시켜 사무국 등 부서를 조직화해 흩어져 있는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이후 법률문제나 입법 활동에 적극적이고 치열한 전략을 세워 끌고 나가야 한다. 싱크탱크 조직을 만들어 타 분야를 설득 할 수 있는 역할도 필요하다. 건축분야도 통합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조경역시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도시인프라는 그린인프라로 발전할 것이고, 그 역할은 조경가가 할 것이다. 분명 조경산업은 커질 것이다. 이를 대비해야 후대에 평가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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