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뛰어든 대심도급행?
선거에 뛰어든 대심도급행?
  • 양기방 편집국장
  • 승인 2010.04.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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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이 한명숙 전 총리를 상대로 5만달러 뇌물 수수의혹을 제기하고 3개월간 법정다툼을 펼쳤지만, 결국 무죄판결이 났다. 이어 검찰은 8일 돌연 한 전총리가 고양시의 건설사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며 별견수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야당 및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무리한 수사에 대해 지적을 하고 나섰다. 국민적인 관심도도 최고조에 달해 ‘한명숙 수사’가 향후 다가올 지방선거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무죄판결이 난 3일 뒤인 12일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안상수 인천시장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만나 대심도광역급행전철 송도~서울간 건설협력을 담은 ‘수도권 광역경제권 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제껏 오 시장은 잠재적 정치라이벌인 김문수 지사가 추진하는 GTX사업에 대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오 시장은 U-Smart Way라는 대심도광역도로를 서울시내에 건설한다고 공언하며 GTX사업에 맞불을 놓던 차였다.

하지만 한 전 총리가 무죄판결나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한 전 총리는 무죄판결 이후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원회룡 의원 나경원 의원 등 당내 실세 소장파가 대거 서울시장 한나라당 경선레이스에 참여하면서 오 시장의 입지가 좁아졌던 것이다.

안상수 인천시장도 급하기는 마찬가지. 민주당 송영길 의원, 유필우 의원 등이 경선중이나 송 의원의 경우 안 시장의 지지율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상황이다.

결국 한 전 총리 무죄판결이후 급변하는 지지율을 잡기위해 오 시장이나 안 시장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결국 경기도-서울시-인천시라는 한나라당 지자체장의 이심전심 협력이 된 셈이다.

문제는 대심도급행철도가 현재 KOTI의 타당성검토를 진행중에 있다는 것. 오는 7월 마무리될 이번 검토는 대심도급행의 사업 타당성 및 재원조달 방법론, 정부재정의 적정 투입선, 건설 우선순위 등 갖가지 해결해야 하는 난제가 많다. 게다가 검토이후에도 현대산업개발, 태영건설, 삼성중공업 등 사업제안자간 이해관계를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

이번 송도~서울역간 건설에 3개시도지사 협약 체결이 KOTI의 타당성 검토에 영향력을 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철저히 사업타당성과 건설가능성을 검증한 뒤,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국가SOC사업이 정치인들의 입지 확립을 위해 이용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토목SOC사업을 선거전략으로 이용하는 것은 70~80년대식 방식이 아닌가 한다.

죽자고 덤비는 상대에게 다리 놓고 터널 뚫는 이야기를 해서야 되겠는가.

양기방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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