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B코리아, 미래형 디벨로퍼인가…민자수익 악화의 주범인가?
RTB코리아, 미래형 디벨로퍼인가…민자수익 악화의 주범인가?
  • 정장희 기자
  • 승인 2008.09.08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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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제안자 범접하지 못할 가격제시 우선협상권 획득
화도~양평간에 이어 학의~고기리까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RTB코리아가 민자업계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RTB를 바라보는 시각은 미래형 디벨로퍼에서 민자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대형건설사측에서는 RTB코리아의 존재가 불편하기 짝이 없다.

자재값 폭등에 금리인상 그리고 MRG(운영수입보장) 폐지 등으로 악재가 겹친 데다 최근에는 주무관청에서 토지보상비를 부담하라는 등의 무리한 요구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 만점에 가까운 가격점수를 내밀며 대형사를 가볍게 탈락시키는 RTB코리아의 존재는 눈엣가시인 것이다.

◇RTB참여 순간부터 우선협상권은 물 건너가=특히 민자사업내 대형사를 중심으로한 독점적인 카르텔이 RTB코리아의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금가고 있다는 사실 또한 대형사의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RTB를 통해 이미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이 우선협상권을 빼앗긴 상태다.

주시해야할 점은 RTB가 처음 우선협상권을 획득한 화도~양평간의 경우 최초제안자가 어느 정도는 방심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학의~고기리간은 RTB가 사업에 참여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부터 이미 최초제안 수성에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는 것. 즉 보상비까지 지불해야하는 학의~고기리간에서 대형사인 포스코건설이 RTB와 경쟁이 될만한 가격조건을 제시하지 못할게 뻔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평가에서 포스코건설은 통행료, 보상비, 공사비 등 모든 가격부문에서 RTB에 큰폭으로 뒤쳐진 것. 포스코건설은 기술평가부문에서 120점 가량이 높았지만, RTB가 가격부문에서 기술부족분을 메우고 100점 이상 남을 만큼의 조건을 제시한 만큼 애초에 승산이 없었다는 것.
◇경쟁을 해도 손해 않해도 손해=RTB는 현재 두산건설이 최초제안자인 신분당선 연장과 GS건설의 옥산~오창에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건설업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최초제안자측에서 가격부문을 RTB에 준하게 마련한다면 승산이 있는 사업이지만, 이런 경우 사업을 따놓고도 수익성을 맞출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때문에 RTB의 존재가 거북한 것이다.

이쯤되면 RTB를 대상으로한 전략적 제휴의 가능성이 대두된다. 즉 RTB가 제시하는 조건을 수용하면서 사업참여 여부를 고려케 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건설업계는 이러한 전략적 제휴를 건설사간으로 한정해 온 반면, 신규로 사업에 진입하는 디벨로퍼에게는 갖가지 이유를 들어 배제했다.

또 다른 방법은 디벨로퍼형 사업자에게 민자사업의 문턱을 대폭 높이는 방안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최초제안을 준비하는 건설사로 부터 시작된다. 최초제안권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배점과 가점을 높이고, 실적 및 자본금 등의 제한을 둬 디벨로퍼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창의와 효율을 통한 자유로운 민간제안의 취지에 비춰봤을 때 무리수가 있다는 반응이다.

◇관건은 RTB의 사업수행 능력=현 민자사업은 자재값 폭등, 금리인상 등의 이유로 금융협정이 되지 않는데다가 실행은 100%를 상회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민자사업 탄생이래 최악이라는 반응이다.

문제는 비교적 적정한 수준으로 사업을 따낸 건설사도 민자사업의 추진에 애를 먹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저가를 제시한 RTB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느냐다.

건설업계의 관측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라는 반응이다. 시공참여자까지야 컨소시엄에 합류시킬수 있겠지만, 재무적투자자의 동의를 이끌어내기가 녹록치 않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RTB가 확보한 2개의 사업을 제대로 추진한다면 건설사 위주의 민자사업이 디벨로퍼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건설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즉 경쟁력있는 사업제안서를 바탕으로 국민경제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SOC시설물을 건설하게 된다는 것. 이와 함께 민자사업에 배제됐던 중견사들이 디벨로퍼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면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2번의 우선협상자 선정을 통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RTB의 행보에 민자업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이쯤되면 충분한 것이다.

정장희 기자 h2hideo@

전략적 차순위 선택한 포스코건설

최소한의 사업조건을 제시한 것 뿐
보상비 300억원은 경기도서 부담해야


학의~고기리간 최초제안 수성에 실패한 포스코건설은 그러나 아직 사업에 완전히 탈락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마이너스 공사가 뻔한 가혹한 사업조건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전략적 후퇴를 결정한 것이다.

실제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가격수치는 애초에 RTB코리아와 경쟁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받아들여진다.

포스코건설은 2천300억원의 공사비와 1천원 수준의 통행료를 요구했다. RTB가 2천100억원에 850원대를 제시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경기도가 요구한 434억원의 보상비 또한 RTB는 대부분 수용한 반면 포스코건설은 300억원의 보상비를 요구했다.

이로 인해 포스코건설이 받은 가격점수는 210점대 초반으로 470여점을 받은 RTB와 250점 이상 차이가 났다. 포스코건설는 기술부문 120점 차이를 내며 분전했지만 벌어진 가격부문 점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수익률 또한 RTB는 5%초반, 포스코는 후반을 제시했다.

포스코건설의 이 같은 가격제안은 사실상 최초제안수성을 포기한 셈이되는 것이다.

민자업계 관계자는 “RTB와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가격점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700~800억원 수준”이라며 “포스코건설이 어설프게 가격을 낮춰 경쟁하는 것보다 향후 RTB가 사업을 추진하지 못할 경우를 노려 보수적으로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스코건설의 차순위 선택은 가혹한 조건을 요구하는 주무관청에 대한 항의표시로도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최소한의 사업조건을 제시한 것 일뿐 보수적인 제안조건이 아니다”면서 “우선협상자 측에서 제시한 조건으로 사업이 정상추진된다면 패배를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장희 기자 h2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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