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외공사, 내실부터 다지자
기자수첩- 해외공사, 내실부터 다지자
  • 정정연 기자
  • 승인 2001.06.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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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1부 정정연기자

해외건설시장이 최근 들어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물량은 급격히 감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9% 수준인 12억 1천910만달러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공사 수주감소는 지난 97년 IMF이후 급속도로 하락한 국가 신인도와 건설업체들의 신용등급하락이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설상가상 국내 해외공사수주액의 5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현대건설을 비롯해 국내 대형건설업체들의 잇따른 파산과 출자전환으로 경영상태가 악화되면서 수익성 위주의 공사에만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앞으로 해외공사 수주물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해외건설의 붕괴위기가 아닐 수 없다. 또 현 상태로는 정부가 올해 해외공사수주목표로 설정한 84억달러는 고사하고 지난해 수준인 54억달러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뒤늦게 정부가 해외공사 보증지원을 비롯해 프로젝트별 보증 등 해외공사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지원책도 국내 건설업계와 해외건설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정책의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지금까지 해외공사는 나가서 본전만 하면 잘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내 건설업체에 있어서는 실속없는 장사로 치부돼왔다.

물론 경영전략이라는 명분아래 일부 대형업체들이 해외공사를 유치했지만 밑지는 장사를 하면서 덩치만 키우는 그야말로 빚좋은 개살구가 돼버린 것. 정부 또한 해마다 해외공사 수주 물량 목표 달성을 위해서만 지원책을 마련했을 뿐 국내 건설업계의 신용도 회복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소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해외건설은 크게 변화돼야 한다.

과거처럼 네 탓을 하며 싸우는 공방은 접고 이제는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땅에 떨어진 신인도와 이미지를 제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급한데로 정부는 보증서 발급 규제를 완화하고 업체는 기술경쟁력을 키워 실추된 기업신뢰도를 회복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해외공사, 해야하는 것이라면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내실을 충분히 다지자. 그래도 늦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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