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 -한국건설의 하향평준화
낙지골에서 -한국건설의 하향평준화
  • 윤경용 취재1팀장
  • 승인 2001.06.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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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설업체로 등록된 수가 1만개를 넘었다. 한국건설이 이제 滿開時代(?)에 들어간 것일까?

사회학에서 말하는 변증법에는 ‘良質전환의 법칙’이 있다. 사회발전을 변증법적 논리로 접근해 해석한 것으로 良의 변화가 質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논리를 한국건설에 그대로 접목시켜 풀어낸다면 업체수가 증가하고 있는 현재의 양의 변화가 질의 변화(발전)을 유도해낼수 있을까? 희망까지 버리고 싶진않지만 불가능해 보인다.
일반건설업체의 수가 1만개가 넘어섰다는 것이 얘기거리가 되진않는다. 건설업을 영위하고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한국건설산업의 미래가 적어도 흐리지는 않다는 반가운 반증일수도 있다.(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정작 우려스러운 것은 1등부터 1만등까지의 성적분포가 그리 크지않다는 점이다. 1등과 1만등의 격차는 어떤 형태로든 나타나야 옳다. 1등은 1등다워야 2등이 인정하고 역시 똑같은 논리로 1만등이 9천999등을 인정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건설시장은 우등생과 열등생을 쉬 구별할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 누가 우등생이고 누가 열등생인지는 실력을 통해 시장에서 검증돼야 한다. 그런데 우리 건설시장은 그걸 검증할 능력이 없어보인다.

건설업은 수주를 근간으로 하는 산업이다. 때문에 수주를 젤 많이 하는 업체가 자연스레 우등생이 된다. 문제는 우등생이 실력이 아닌 운에 의해 될 수 있는 시장시스템이다.
운좋으면 1등도 할수 있고 운이 없으면 언제든 꼴지도 할 수 있는 그런 시장이 한국건설시장이다. 시장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한국건설산업은 갈수록 하향평준화의 길을 걷고 있다. 몇 년전 건설시장 개방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느라 호들갑을 떨때가 있었다. 당시 국내 건설시장이 외국 유수의 건설업체들에게 모두 빼앗길 걱정에 정말 대단히 부산하게 대책이란걸 세운적이 있었다.

다행히 시장개방의 파급효과는 적었다. 그래서 한숨을 몰아쉴지 모르지만... 차라리 당시 외국 유수의 건설기업들이 우리 시장에 들어와 국내 업체들과 경쟁을 했었다면 지금처럼 하향평준화되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 한국건설업체들은 1위에서 100위까지 골라 일을 맡긴다고 가정해볼 때 어떤 기준을 적용할까? 불행하게도 1위업체나 100위업체나 실력에서 별차이가 없어보인다. 그렇다면 가장 낮은 가격에 맡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외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물론 외적요인도 작용하지만...
이러다간 국내 건설회사들중 외국 유수 건설회사와 실력으로 경쟁할 회사가 하나도 없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제라도 정부는 건설산업을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취재1부 팀장 윤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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