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종권 (아이엠기술단 대표)
[기고]임종권 (아이엠기술단 대표)
  • 승인 2007.04.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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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투자사업 Value Engineering 필요하다

BTL사업 시행후 지난 2년 동안의 추진과정에서 노출된 다양한 문제점을 보완해 향후 원활한 사업추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을 민간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정하는 등 다양한 노력들이 수행되고 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가능한 다양한 리스크의 책임소재를 합리적으로 조정했고, 민간 사업자의 사업관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패널티의 범위를 운영비에서 시설 임대료까지 포함한 정부 지급금 전체로 확대했다. 또한 평가제도를 개선해 평가결과를 항목별 점수까지 사업신청자에게 통지하도록 하며 ‘가격의 적정성 및 실행 가능성’을 평가항목에 신설하는 등의 자구 노력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역중소업체를 위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중견건설사들 위주의 사업참여와 수주가 가능한 형태로 소규모 사업마저 번들링에 의해 대형화 되면서 중소 업체들의 불만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현실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지역중소업체에 49% 이상의 지분을 나누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개선 의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전하고 내실 있는 운영사 부족(출자방안 포함)에 따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중소업체는 중견건설사의 눈치를 봐야 사업참여가 가능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공정한 평가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BTL 사업 평가가 영업에 의해 결정된다는 시각이 팽배해져 제대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모사업의 경우, 최근 영업에 의한 불공정한 평가에 참여했다는 평가위원에 대한 제보가 평가기관에 빗발쳐 담당 평가위원을 심사위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PM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영업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일부 PM사에서는 오히려 영업부분에 대한 강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좋은 평가제도를 만들고 시행하려 해도 먼저 업계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의 자정노력과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산업구조 자체의 문제점으로 치부해 버리기는 너무 많은 비리와 부도덕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을 같이 하는 분들이 모여 문제해결을 위한 VE workshop을 한번 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BTL사업이 시작되면서 태동한 국내의 PM사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지금부터 한걸음씩 제대로 된 절차와 체계를 만들어 나가며 미약하나마 PM사로부터 올바른 분위기가 주도되는 사업구조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PM의 업무가 BTL에서 올바르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환경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몇 가지 개선이 요구된다.

첫째, 사업참여자의 의식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이렇게 짧은 기간 내 제도를 성공리에 정착시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으며 World Bank, ESCAP 등 국제기구도 우리나라 모델을 성공사례로 삼아 크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게다가 개도국 등 민자제도를 도입하려는 많은 나라에 우리 BTL제도와 함께 성공적인 제도 도입 과정과 경험을 전수하려고 한다. 영국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뭐 좋은 자료 없을까 기웃거렸던 시기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다른 나라에 우리의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다니 가슴 뿌듯하다. 그러나 정말 자신있고 보람된 기술 발전과 민간투자사업의 궁극적 목표인 Value for Money 즉 최소가격, 아니 적절한 가격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제도에 앞서 사업참여자들이 각각의 올바른 역할을 인식하고 페어플레이할 수 있는 의식구조 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리라 사료된다.

둘째, 최고가치(Best Value)를 고려한 평가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BTL사업은 기본적으로 운영단계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시공비만을 최소화하는 최저가 낙찰제와는 달리 총생애 주기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최고가치 낙찰제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는 있다. 그러나 평가시 정성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주관적인 평가로 결정해 버리기 때문에 로비에 대한 의혹이 끊임없이 발생함은 물론, 저가 입찰에 대한 영향이 여전히 남아 있다. BTL 사업처럼 요구되는 성과수준이 높아 가격 외의 기술이나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사업의 경우는 더더욱 이러한 최고가치 평가시스템이 필요하다.

물론 정성적인 평가부분에 대해서도 최대한 정량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여러 사람의 공통적인 의견을 반영해 개인투표방식이 아닌, 가급적 합의제도를 강화한 최대한의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합의 방식은 VE의 기본 철학이기도 하니 평가 시스템 내에서 VE제도를 잘 활용해도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적정 품질을 만들기 위한 최소 비용을 고려해 공사비 및 운영비의 적정성을 평가요소로 추가하고 저가 입찰의 경우 불이익을 주고 있지만 그 점수가 미미한 까닭에 정부의 강력한 저가 방지 의지 역시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객관적으로 최적의 설계, 사업관리 및 운영계획을 작성해 제시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곳곳에 반영되어 있을 때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면 PM사도 기술적인 노력에 더욱 더 매진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PM사로 이루어진 공동체 형성의 필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의 PM사들은 서로를 단순히 경쟁자로만 의식해 교류나 유대관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턴키나 BTL에 참여하는 시공사의 경우는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거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어서 정보의 교류나 친목도모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PM사에 요구되는 사항 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가 바로 정보력이다. 대부분 소규모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PM사가 이러한 정보력을 가지려면 나름대로의 인맥이나 능력도 필요하겠지만 분명 스스로의 자구력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요 활동을 주도하는 PM사끼리의 모임이나 전체적인 PM협회를 만들어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장 역할을 하게 된다면 선의의 경쟁을 하는 훌륭한 모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효율적인 정보 교환을 바탕으로 서로의 힘을 더하게 된다면 우수한 PM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며 명실공히 훌륭한 민간투자 사업관리전문업체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넷째, PM사의 Project Manager는 VE없이는 존재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항간에 BTL 사업에서 VE 도입 및 추진과정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는 듯한데, VE제안 보고서 작성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VE의 핵심기능인 커뮤니케이션 개선을 위해 VE 도구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추진을 위한 여러 팀의 협업 및 파트너링을 공고히 함으로써 VE가 사업 성공의 보이지 않는 큰 역할을 해왔으며, 이제는 성공적 사업 수주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도구가 되고 있다. 아직 BTO 사업은 턴키 및 대안설계에 익숙한 설계사가 주도해 사업이 추진되다 보니 VE 도구가 소위 VE/LCC 분석을 통한 대안의 가치평가의 한 수단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VE는 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가치창조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사업에 참여하는 SPC를 도와주는 도구뿐만이 아닌 공공부문의 시설사업기본계획 고시 이전단계에서부터 적극 활용해야 할 도구이다.

VE제안 보고서에는 똑 같은 몇 개 아이디어가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제대로된 VE를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더 고민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Project Manager는 VE없이는 존재할 수 없음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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