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변화무쌍한 최저가 낙찰제
낙지골에서-변화무쌍한 최저가 낙찰제
  • 윤경용 취재1팀장
  • 승인 2001.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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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구조개편 작업의 ‘도깨비방망이’를 자처하면서 출연했던 최저가낙찰제도가 요즘 정말 도깨비같은 존재가 돼 버렸다. 도깨비방망이를 두드리는 사람에 따라서 이랬다 저랬다 갈팡질팡이다.

어느날은 이사람이 두드리고 또 어느날은 저사람이 두드리고 시쳇말로 난리가 아니다.
금년들어 도입된 최저가낙찰제가 어떻게 춤을 추어왔는지 새삼스런 마음으로 보자.
도입당시에는 적격심사에 의한 입찰제도가 운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말그대로 ‘운찰제’라는 평가에서 출발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경쟁력을 갖춘 업체에게 기회를 더 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건설산업의 구조개편을 꾀하겠다는 대단한 의지에 의해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의 최저가낙찰제도와는 달리 이번에는 이행보증제도라는 것을 같이 붙여서 시장의 여과기능을 부여했다.

이런 명분을 갖고 출발한 최저가낙찰제도는 첫입찰인 송도신도시기반공사의 입찰결과 두개 공구가 공히 58%대의 낙찰률을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우려했던대로 터무니없는 저가낙찰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론이 않좋아지자 건교부는 부랴부랴 대책이란 것을 내놨다. 저가낙찰을 방지하기 위해 제시한 대책으로 낙찰률을 5%가량 올렸다. 63%대 이하로 낙찰률이 내려갈 경우에는 보증서를 떼지 못하게 한 것이다.

당시 충일건설은 보증서를 교부하지 못하고 부정당업체로 제재받기 직전에 법정소송을 통해 그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조달청을 상대로한 법정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다. 건교부는 또다시 낙찰하한선을 10%가량 높여 73%까지 낙찰률을 보장하는 1차대책을 내놨다. 이 보완책이 적용된 공사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광주시우회도로2,3공구다. 삼부토건이 73%이하로 낙찰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이 일고 있는 와중에 보증회사인 서울보증은 낙찰하한선을 다시 없앴다.

이상이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갈팡질팡한 정책에 대한 요지다.
최저가낙찰제가 변별력을 보강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어진지 오래다. 정부 보완책의 초점은 낙찰률을 조정하는 일로 변질됐다. 도입당시의 취지를 살리는 방안이 어떤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엿보이지 않는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정부정책을 어떻게 믿느냐라는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앞으로도 이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불투명하다. 건교부는 당장 관계부처와의 의견조율부터 마무리지어야 한다. 언제까지 공사금액이 1천억이 넘는 공사에 적용되는 이 제도를 연습만 할건가?

윤경용
취재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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