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르포>#1 헝가리, #2 싱가포르
<해외르포>#1 헝가리, #2 싱가포르
  • 정장희 기자
  • 승인 2006.10.16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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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택부동산 싱가포르
#1 건설산업 헝가리

“남루한 19C 건설강국 헝가리
21C 경제발전 모멘텀 찾기 분주”


GDP의 8%에 달하는 심각한 재정적자로 인해 2010년 유로존 가입을 포기한 헝가리. 때문에 EU의 지원을 받는 사회기간시설망 건설은 요원해지고 이로인한 경제발전은 더뎌지고 있는 상황이다.

높은 실업률과 낮은 임금으로 성장동력을 잃은 헝가리인들은 지난달부터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에 운집,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등 혼란기를 겪고 있다.

1,2차대전과 오랜 사회주의 체제, 1인당 월평균 수입 75만원 그리고 다국적기업에 의해 산업기반을 잠식당해 힘이 빠진 헝가리지만, 100여년전에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건설강국이었다.

◇전세계 두 번째로 지하철 개통한 건설강국

헝가리는 1896년 영국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하철을 개통한 건설강국. 이보다 45년전에 건설된 세치니 다리는 부다와 페스트를 연결시켜 지금의 부다페스트의 틀을 갖추게 한 주요 사회기반시설물로 기록되고 있다.

110년이나 된 부다페스페스트의 지하철은 외관은 낡고 자동화된 시스템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여전히 시내 중심부를 연결하는 핵심교통수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왕복 2차로(인도2차로)로 현수교 형식을 채택한 세치니 다리 또한 비전문가라도 한눈에 단단하게 건설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남성적인 이미지의 건축물 또한 인상적이다. 특히 네오고딕양식을 사용, 1903년 완공된 국회의사당은 총길이 268m, 너비 123m, 높이 96m에 이르고 있어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이밖에 수직모노레일로 연결된 부다왕궁 또한 헝가리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손꼽히고 있다.

투기가 사회이슈가 되는 우리와 달리 헝가리의 주택시장은 안정되어 있다. 특히 일찌감치 재무적투자자가 주택건설의 주체로 나서고 후분양제를 선택한 점은 완숙한 건설문화가 자리 잡았음을 알려준다.

이곳 헝가리에서는 건설사는 단지 시공만을 담당하고 모든 건설리스크는 금융권이 가져고 있는 것. 이 때문인지 건설현장에 금융사의 이름이 가장 앞에 서고 있다.

◇100년간 발전 정체, 새로운 동력 찾기 안간힘

이미 19세기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건설력을 이끌어냈던 헝가리지만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19세기를 여전히 답습하며 정체된 상황이다.

이는 1,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데다가 사회주의체제하에 반세기를 보냈기 때문이라는게 발전정체의 이유다.

19세기에 헝가리가 건설한 최고의 SOC 시설물이었던 지하철, 교량, 건축물은 그러나 이제는 활용도가 높지 않은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헝가리 정부는 암울한 경제사정을 타개하기 위해 외국계 대형기업의 투자유치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혜택을 줄이고 이를 경제성장에 투입하는 각고의 노력을 벌이고 있다. 헝가리에는 EU의 다국적기업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삼성, LG, 한국타이어, 산업은행 등이 주요 외국계기업으로 헝가리에 진출하는 등 외국기업의 투자가 활발하다.

이에 발맞춰 지난 1일 부다페스트 시장으로 당선된 뎀스키 가보르는 지하철 4호선건설, 하수도건설, 신형전차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EU를 통해 사회기간시설망 건설을 지원받아야 하지만 GDP대비 적자율이 너무 높아 유로존 가입이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직까지도 사회주의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자존심마저 센 국민성은 경제성장의 저해요소다.

기초과학과 높은 건설기술력을 간직한 헝가리가 국제사회의 전면에 나서기 위해서는 좀더 역동적인 모멘텀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부다페스트> 정장희 기자 h2hideo@



#2 주택부동산 싱가포르

PIR(연간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목표 2.0

◇노숙자 없는 나라 ‘싱가포르’

국제무역과 금융에 바탕을 둔 시장경제가 중심을 이뤄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인구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싱가포르. 이곳의 PIR(연간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목표가 2.0으로 국내 서울 8.9로 본다면 서민들은 주택으로 인한 부담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싱가포르의 건축 양식은 서양과 동양의 조화속의 고풍미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주택공사와 같은 공공기관인 주택개발청(HDB) 관계자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전체 국민의 85%가 주택개발청(HDB)이 지은 아파트에서 산다.

나머지 국민 15%는 민간건설 일반 고급아파트나 민간이 건설한 일반고급 단독주택에 산다.

주택개발청이 지은 아파트의 90%는 개인소유이며 이 가운데 주택개발청이 지은 아파트의 10%는 최저소득층을 위한 초저가 임대료의 임대아파트다. 그래서일까 거리엔 노숙자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특히 건축양식들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네온사인을 최대한 규제하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건축들 대부분이 간접 조명을 살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공공주택 구입시 주택가 80% 장기저리 융자

주택개발청 관계자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자가 소유 촉진정책을 위해 연기금(CDF) 활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는 자가 주택 소유자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싱가포르의 연기금은 1955년부터 시행된 모든 근로자에 대한 강제저축제도로 당시 월급여액이 10달러 이상인 모든 근로자들은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선진국인 만큼 저축액은 월급여의 31%로써 절반인 15.5%는 근로자가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인 15.5%는 고용주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공공주택인 HDB아파트 구입시 주택가격의 80%범위 내에서 장기 저리로 주택구입자금을 융자해 주고 있으며 대출금은 월부금불입형태로 상환하게 하여 중저소득층의 주택구입을 돕고 있단다.

아울러 저소득층 임대세입자들의 주택소유를 돕기 위해 HDB는 분양가의 30%까지를 할인해 저소득층에게 HDB주택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저렴한 분양가와 저렴한 임대료, 거기다 장기저리 융자 대출 등의 싱가포르 주택정책을 국내에서도 도입한다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해 저소득층의 생계비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진국에서는 임대주택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는 임대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영구임대주택을 의미하나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공공임대주택조차 5년, 10년, 30년, 50년, 영구로 구분되어 있어서 매우 복잡하다. 또한 입주자격도 다양하게 되어 있어, 한편으로는 좋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이해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철저한 디벨로퍼 중심의 부동산 개발 시스템

인구 300만의 도시국가 싱가포르. 서울의 면적과 비슷한 크기(682㎢)의 싱가포르는 인구밀도가 높은 국가들에게 하나의 모델이다.

싱가포르가 이처럼 계획적인 도시개발을 할 수 있는 데는 ‘사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있다. 민(디벨로퍼)과 관(URA 등)의 철저한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도심재개발국(URA)은 전국을 55개 지역으로 분류하고 각각에 대한 개발지침계획을 수립해 개발하고 있다. 그만큼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을 사전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URA는 현재까지 전체 상업용 부동산의 35%, 호텔객실 39%, 민간주택 26%인 1천360개 필지를 민간에게 경쟁 입찰을 통해 공급했다고 한다.

국내와는 달리 싱가포르는 철저하게 디벨로퍼 중심의 부동산 개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단적인 예로 콘도미니엄(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의 브랜드는 시공사가 아닌 시행사 몫이다.

국내의 수요자들이 시공사 브랜드를 고려하듯 싱가포르의 수요자는 시행사의 브랜드를 따져본다고 한다. 디벨로퍼의 진입장벽은 없다. 하지만 시장에 의해 평가 받고 성패 여부가 결정될 뿐이다.

<싱가포르> 박상익 기자 4242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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