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주년 특별기고(조행래)
창간7주년 특별기고(조행래)
  • 한국건설신문
  • 승인 2006.07.1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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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래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회장
조행래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회장

우리나라의 건설엔지니어링 산업은 1960년대 이후 건설산업의 발전과 함께 국가경제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경기의 침체, 물량의 감소와 업체의 증가에 따른 치열한 수주경쟁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시장개방의 가속화,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산업환경의 변화는 엔지니어링 업계가 기존의 관행과 사업영역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본 기고문에서는 이에 대해 평소 생각하고 있던 바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최근 국내 건설시장에서는 BTL 민간투자사업이 새로운 발주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정부주도의 SOC사업이 축소되고 있는 지금 민간투자사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BTL 사업은 도입 첫해인 2005년 3조7천억원의 사업규모 중 하수관거를 제외하고는 모두 건축사업이었으나, 2006년에는 일반 철도의 토목사업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8조 3천억원에 달하는 건설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엔지니어링은 전통적으로 발주자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추진되는 대표적인 수주산업으로 자리잡아 그 역할과 업무 영역이 건설산업의 부수적인 것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민간의 창의와 효율을 도모하여 선진국형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민간투자사업이 활성화되면 신규 사업의 기획과 타당성 조사, 설계 등을 수행하는 엔지니어링사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다만 BTL 참여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시 엔지니어링 업계의 지위 보장이 취약하여 수주에서 탈락하는 경우 설계비 보상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제도적인 보완이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최근의 국제 엔지니어링 산업 동향을 보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EC(Engineering Construction)화된 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주요 국가의 발주형태도 계약자 금융을 요구하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로 변모하고 있어 엔지니어링 기업의 전통적인 업무와 영역도 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도 독립적으로 해외시장 진출기회를 확대하려면 파이낸싱과 시공을 포함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주요 금융기관을 통한 파이낸싱이 용이하게 이루어지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건설사와의 협업 체제를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선진 외국의 엔지니어링업체가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전통적인 건설엔지니어링 분야에 환경, 정보기술 등을 접목시켜 사업기회를 확대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에너지 절약형 건설기술, 공해를 최소화하면서 단기간에 구조물을 해체하는 기술 등이 향후 기술적 니즈로서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유비쿼터스의 개념도 산업간 융합과 통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산업간의 연결고리를 이끌어 내는 엔지니어링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각 악기의 기능을 조화하여 최선의 화음을 내는 것처럼 각 산업의 효율적인 접목과 융합을 지원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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